얼마 전 가정혈압계를 구매했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갈 때마다 혈압계 앞에만 서면 괜스레 가슴이 쿵쾅거리고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왔기에 이참에 제대로 확인해 보자고 생각했죠. 집에서 재는 것이니 병원에서만큼 긴장이 되지는 않았고 당연히 결과도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혈압이 너무 높게 나온 겁니다! 계기판에 뜬 숫자를 믿을 수가 없어 다시 재니 수치가 더 올라갔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 재니 여전히 높게 나왔습니다. 고혈압약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수준이었죠.
가정혈압 검사의 중요성
사실 제겐 고혈압이 가족력이 있는 질환입니다. 부모님 모두 고혈압약을 드십니다. 그렇다 해도 저는 젊을 땐 혈압 걱정 같은 건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특별히 아픈 구석이 없다면 원래 젊을 땐 그런 걱정 안 하고 살잖아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며 일을 그만두고 집에 박히기 시작하면서, 특히 코로나19로 집에 계속 있어야 하는 날이 길어지면서 살이 많이 찌게 됐습니다. 운동은 귀찮아서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게으른 시간의 결과가 '고혈압'이라는 질환으로 제게 성큼 다가왔습니다.
아마 가정용 혈압계를 따로 구매해서 측정해보지 않았다면 전 제 혈압이 그 정도로 높다는 사실도 몰랐을 겁니다.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었거든요. 고혈압의 주요 자각 증상으로는 두통, 눈 충혈,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림, 손발의 부종, 어깨 결림 등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런 증상들만 가지고 고혈압이라고 의심해서 당장 병원에 가지는 않습니다. 다른 질환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니까요. 그러니 가정에서 혈압을 재본 게 제겐 얼마나 큰 기회였는지 모릅니다. 앞으로 혈압을 떨어뜨리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되었거든요.
고혈압 진단 기준
1. 정상혈압 : 수축기 120㎜Hg 미만 / 이완기 80㎜Hg 미만
2. 고혈압 전단계 : 수축기 120~139㎜Hg 이내 / 이완기 80~89㎜Hg 이내
3. 고혈압 진단 : 수축기 140㎜Hg 이상 / 이완기 90㎜Hg 이상
혈압 수치는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하루에도 그 변화가 꽤 심합니다. 보통 자고 일어났을 때나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재게 되면 정상으로 나오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을 조금 빠르게 움직이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면 혈압은 올라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고혈압은 한 번 검사로 진단하지 않고 여러 번 측정해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고혈압 검사
1. 진료실 검사
내과의사 등이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의사는 청진기를 사용하여 수동으로 혈압을 잽니다. 혈압 측정 대상자는 충분히 안정 후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로 앉습니다. 의료진은 커프를 너무 느슨하지 않게 감고 1-2분 간격으로 2회 이상 측정합니다.
2. 24시간 검사
특별한 혈압측정 장비를 24시간 몸에 부착하여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온종일 수시로 변하는 혈압 수치 리듬을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고혈압 유형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고혈압 검사는 대학병원이나 인근 내과 등에서 할 수 있고 심전도 검사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 가정혈압 검사
집에서 직접 검사하는 방법으로 진료실에서 측정할 수 없는 고혈압 종류를 판단하는 데 좋으며, 다른 고혈압 검사와 비교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장기 손상 여부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침과 저녁에 각각 측정하여 나온 값의 평균을 혈압 수치로 보며 가능한 한 오랜 시간 동안 자주 측정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검사 시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135㎜Hg 이상 / 이완기 85㎜Hg 이상입니다.
가정혈압 검사의 장점
가정혈압 검사는 집에서 편안한 상태로 측정하기 때문에 병원 혈압계로 혈압을 재거나 의사 앞에만 가면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 고혈압'이나 진료실에서만 정상으로 나오는 '가면 고혈압'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저도 병원 혈압계 앞에만 가면 괜히 긴장해서 더 높게 나온 적이 많은데요, 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계속 재다 보니 혈압이란 게 항상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심리 상태에 영향도 많이 받고 정상 범위에 들었다 나갔다 하는 걸 계속 보게 되면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더군요.
병원에서도 의사 선생님이 고혈압 약을 일주일간만 먹어보고 판단하자고 말씀하셨는데, 6일 정도 약을 먹으니 수치가 확 떨어졌습니다. 그 뒤로 혈관 관리에 좋다는 영양제 등을 먹으며 매일 관찰하고 있는데 다행히 처음 기겁했던 정도의 수치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식단도 조절하고 운동도 조금씩 하게 되어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고혈압'이 그저 남의 얘기가 아니게 되었고, 이때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남은 생 동안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삶을 바꾸는 계기는 뭔가 거창하고 큰 사건이 터져야만 생기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걸 불현듯 깨닫게 될 때, 그때가 바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시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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