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채소와 과일, 생선 종류의 '제철'이라는 개념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죠. 온실 재배와 가두리 양식, 냉동기술 등이 발전하다 보니 여름에 주로 보이던 식재료들이 추운 계절에도 곧잘 보입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서 그렇지, 사철 내내 못 먹는 식품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철식품은 나름 자연의 이치를 따라 성장하며 그 몸에 풍부한 영양분을 품게 마련인데요, 오늘은 점점 올라가는 기온에 맞춰 봄 과일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종류와 영양분
1.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만감류
감귤나무 품종과 당귤나무(오렌지) 품종을 교배해 새로 만든 감귤류 과일을 만감류라고 하는데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은 모두 만감류에 속하는 품종입니다. 주로 늦은 겨울에서 봄까지(12-3월) 수확합니다. 우리나라에선 가장 따뜻한 지역인 제주도에서 많이 생산되죠.
처음엔 다 똑같은 것인 줄 알고 겨울 과일로 분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출하되는 시기 자체가 늦다 보니 봄 과일로 칭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새콤한 향을 지닌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들은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어 피로 해소와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칼슘이 많은 브로콜리 같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을 높여 아주 좋다고 합니다. 피부 관리에도 좋고 카르티노이드 성분 덕분에 뛰어난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근래 가장 널리 알려진 품종인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은 각각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번 음력설에 선물세트로 나온 걸 한 번이라도 보신 적이 있다면 비슷한데 어딘지 다르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겁니다. 세 품종은 크기와 껍질의 모양과 맛이 조금씩 다릅니다.
한라봉은 꼭지 부위가 한라산 정상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크기가 꽤 크고 껍질이 두껍습니다. 꼭지 부위를 칼로 자른 후 벗기면 한 번에 잘 벗겨진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맛도 일반 귤보다는 훨씬 단 경우가 많고 알맹이가 굵직굵직합니다. 한 20여 년 전만 해도 한라봉은 꽤 비싼 과일에 속했는데 이젠 후발주자인 천혜향과 레드향에 그 지위를 물려주고 있는 것 같네요.
천혜향은 껍질이 매우 얇고 매끈하며 향이 강하고 맛도 좋습니다. 뭔가 꽉 찬 차돌을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요. 일반 귤보다 훨씬 크기가 크나 한라봉보다는 대체로 작습니다.
레드향은 크기가 크고 얇은 껍질을 가졌고 매우 달달하며 좀 납작하게 생긴 품종입니다. 과육의 색도 다른 품종보다 훨씬 붉기 때문에 레드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2. 딸기
본래 딸기 수확의 제철은 6월이나 온실 재배로 인해 이제는 겨울과 봄에 본격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대표 과일이 되었습니다. 수확은 1월부터 5월까지이며 몇 년 전부터 딸기가 나오는 시기에 맞춰 유명 호텔들에서 딸기 뷔페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연례 행사처럼 열리고 있습니다.
딸기의 비타민 C 함량은 레몬보다 높으며, 달달하지만 생각보다 칼로리가 낮은 과일입니다. 당도가 비교적 높은 개량종 딸기 100g당 칼로리가 37㎉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유용합니다. 메탈살리실산을 함유하고 있어 소염 및 진통 효과가 있고, 고혈압,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딸기는 장기간 보관할수록 당도가 떨어지고 물러지므로 구입하고 나면 가급적 빨리 먹는 게 좋습니다. 씻을 때는 식초나 소금을 탄 물에 빠르게 씻어냅니다. 물에 오래 담가두면 딸기 안의 비타민 성분이 빠져나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딸기의 대표 품종인 설향은 아예 겨울철에만 재배할 수 있도록 개량되었으며 1~2월이 제철입니다. 근래 크기가 매우 큰 킹스베리 딸기도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킹스베리 딸기는 과즙이 풍부하고 은은한 복숭아향이 나는 특대과종이라고 합니다. 일반 품종보다 2-3배 크고 당이 높기 때문에 하나만 먹어도 꽤 포만감이 듭니다.
그 밖에도 아리향, 죽향, 금실, 비타베리, 만년설 등의 이름을 가진 다양한 딸기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만년설은 진한 붉은색이 빠지고 옅은 핑크가 어른거리는 딸기인데 매우 달고 비싼 품종입니다. 찾아보니 산청에 사시는 분이 품종개량하여 등록한 국내 1호 하얀 딸기라고 합니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테킨, 케르세틴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몸의 혈전을 녹여주는 기능성 딸기라고 하는데 고마운 분께 봄 과일이라고 하며 선물로 드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3. 오디
뽕나무의 열매로 검은빛을 띤 자주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날로 먹기도 하지만 주로 술로 담가먹는 경우가 많고 근래에는 오디청이나 오디잼을 만들어서 많이 먹습니다. 포도당, 과당, 시트르산, 사과산, 타닌, 펙틴, 비타민, 칼슘, 인, 철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하고 갈증을 해소하며, 불면증과 건망증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조혈작용이 있어 류머티즘 치료에도 쓰고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춰 줍니다.
간식이 귀하던 시절에 아이들에게 인기 있었던 열매입니다. 강장제로 알려져 있어 술과 함께 담근 것을 귀하게 여겼고 맛이 달달합니다. 자색을 띠는 식재료에 대부분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 덕분에 노화를 늦추고 시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상 봄 과일의 종류와 영양분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매실과 키위, 메론 등은 여름에 가까운 과일이라 이번에 따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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