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다는 걸 어디에서 제일 많이 느끼시나요?
저는 나무들에서 꽃눈이 보이기 시작하면 곧 봄이 오겠다고 생각합니다. 목련꽃이나 매화가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건 겨울과 봄이 맞닿은 지점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죠. 꽃은 눈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알려줍니다. 차나 화전, 비빔밥, 술 등으로 요즘 예쁜 꽃들이 많이 사용되죠. 물론 아무 꽃이나 먹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식용으로 재배되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꽃이 따로 있습니다.
식용 꽃은 음식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주로 색과 향, 맛을 더해주기 위해 많이 애용됩니다. 그럼 어떤 꽃들이 우리 입과 눈을 즐겁게 해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식용 꽃 종류
1. 팬지
대표적인 식용 꽃입니다. 추위에 강해 월동이 가능하며 아파트 화단이나 도로변 꽃길, 공원, 관광지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단맛이 나서 비빔밥 재료에 많이 사용되며 차로도 마십니다. 붉은 계통 팬지 안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웬만한 채소나 과일보다 양이 많다고 합니다. 몸속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를 예방합니다.
2. 매화
매화차, 매화절편, 매화주 등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먹어온 꽃입니다. 간에 좋고 종기를 없애주며 숙취해소와 소화기관에 좋습니다.
3. 동백꽃
화전과 꽃차, 제주도 전통주인 동백꽃술을 만들어 먹습니다. 피를 맑게 하고 피부미용에 좋으며 목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출산 후 출혈을 막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4. 진달래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백성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따먹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수술에 독성이 있어 수술과 꽃받침을 제거하고 꽃잎만 먹어야 합니다. 화전, 샐러드, 비빔밥, 꽃술, 꽃차, 화채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습니다. 탄닌 성분이 있어 혈압관리에 도움이 되고 가래, 감기, 두통에도 효과가 있으며 이뇨를 촉진합니다.
5. 마리골드(금잔화)
꽃을 건조시켜 차로 먹으면 훌륭한 눈 영양제가 됩니다. 기름에 마리골드를 볶으면 루테인과 지아잔틴의 효능이 극대화되고 영양분 섭취에 좋습니다.
6. 맬로(당아욱)
무궁화와 같은 아욱과 식물로 달콤한 향기가 특징입니다. 폴리페놀 성분이 많은 점액질을 가지고 있으며 기관지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따뜻한 차로 끓여 먹으면 진정효과가 큽니다. 예로부터 이뇨제로 활용되어 왔고 안토시아닌, 탄닌,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많아 시력을 개선하고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7. 달리아
달리아꽃은 공 모양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빨강, 노랑, 분홍 등 밝고 화려한 색상의 꽃이 많습니다. 당근 맛, 매운 사과맛 등 다양한 맛이 납니다. 심혈관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꽃이 화려해 정원이나 화단에 식재해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됩니다.
8. 한련화
잎은 톡 쏘는 새콤한 맛이 나고 꽃과 잎, 씨앗(후추 대용)까지 요리에 활용됩니다. 주로 꽃차, 비빔밥 등에 사용되며 소화를 촉진하고 살균, 항균 효과가 있습니다. 비타민 C와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혈액을 정화해 주며 천연 항생제로 이용됩니다.
9. 장미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즐겼다고 합니다. 장미 꽃잎을 따서 담금주를 만들거나 비빔밥, 샐러드, 꽃차, 화전으로 먹습니다. 폴리페놀 성분이 많고 아토피와 천식에 좋습니다.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10. 제라늄
여름철에 모기를 쫓는다고 하여 모기 퇴치 식물로 많이 키웁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습니다. 꽃차, 샐러드, 비빔밥 등으로 먹습니다.
11. 아카시아
천연항생제로 불릴 만큼 소염 및 염증에 효과가 있습니다. 부종을 가라앉히고 기관지염에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꽃은 튀김, 장아찌로 사용하고 설탕에 절여 효소로 만들어 먹어도 좋습니다. 꽃차, 아카시아 김치로도 만들어 먹습니다.
12. 국화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말려서 차로 섭취합니다. 식용으로 인정된 국화는 황국, 감국, 야국 정도밖에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생화로 먹는 국화도 있다고 하며 샤브샤브 재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13. 유채꽃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피기 전 나물로 채취하여 먹으나 일본에서는 꽃을 튀김이나 무침용으로 사용합니다. '유채꽃 마리에'는 유채꽃 튀김에 소스를 얹어먹는 요리인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춘곤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4. 제비꽃
독성이 없어 예로부터 약초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식혜, 조청, 꽃차, 수제비를 만들 때 사용됩니다. 보라색이 많을수록 맵고 쓴 맛이 많고 흰색은 쓴맛이 거의 없습니다. 해독작용이 있으며 황달이나 이질에 사용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베고니아, 쟈스민, 복숭아꽃, 살구꽃, 왕벚꽃, 데이지, 보리지, 패랭이 등 식용으로 사용되는 꽃은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손질법
혹시 남아 있을 수도 있는 진딧물을 없애기 위해 꽃을 찬물에 담가 씻어줍니다.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이런 경우 물로만 씻어도 충분합니다.
물기를 뺀 후에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막고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꽃받침과 수술, 암술을 모두 떼어냅니다. 손질 후에는 최대 3일을 넘기지 않도록 빨리 먹어야 합니다.
보관법
꽃은 빨리 물러지기 때문에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고 채소칸에 넣습니다.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얼음물에 꽃을 2~3회 정도 세척한 후 물기를 빼고 키친타월에 물을 약간 적셔 밀폐용기 바닥에 깔아 두고 꽃잎을 넣어서 보관하면 됩니다.
전 집에 소형 육지거북 한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맨날 똑같은 풀떼기만 주는 게 미안해 식용 꽃을 사서 준 적이 있습니다. 보기에도 예쁘고 향기도 좋아서 엄청 좋아할 줄 알았는데 우리 거북이는 그 어여쁜 꽃들을 우적우적 밟고 원래 자신이 먹던 치커리, 라디치오, 호박만 먹어치우더군요. 식용 꽃은 거북이의 취향이 아니었던가 봅니다. 거북이가 거절해 준 덕분에 전 그날 비빔밥에 황홀한 색의 꽃들을 넣어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벌써 2월인데 예쁜 꽃잎 사다가 전도 부쳐 드시고 나물과 함께 비벼드시는 건 어떨까요? 눈보다 입이 먼저 봄을 맞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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